눈에 보이지 않는 ‘전기’, 사망·중대재해로 이어진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전기’, 사망·중대재해로 이어진다
  • 이훈 기자
  • 승인 2024.0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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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화재, 국내 화재 중 약 21% 차지...재산피해액 증가
고압보다 저압에서 사고 빈도 높아...감전 사망자 줄어

전기에 의해 발생하는 재해의 주요형태는 화재와 감전이다. 특히 전기는 눈에 보이지 않고 색깔, 소리, 냄새도 없어 재해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위험을 감지하기 어렵다. 이에 사고가 발생하면 사망 등의 중대재해나 많은 재산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전기안전공사가 발표한 전기재해통계에 따르면 2022년 국내 발생한 총화재 4만 114건 중 전기화재는 8,802건으로 전체 화재의 21.9%를 차지했다. 2021년 8,241건보다 561건 증가한 수치다.

인명피해는 2021년 306명보다 120명 증가한 426명으로 조사됐다. 전기화재로 인한 사망자수도 2021년 42명에서 2022년 47명으로 증가했다. 전기화재로 인한 재산 피해액은 2013년 737억 1,800만원에서 2022년 1조 486억 700만원으로 약 2배 이상 늘어났다.

전기적 원인에의한 화재 중 미확인단락으로 화재가 2,919건(33.2%)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절연열화에 의한 단락 화재가 1,630건(18.5%)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도에 발생한 시도별 전기화재건수는 경기도에서 발생한 화재가 2,380건으로 전체의 27%를 점유했으며, 서울 등 인구가 밀집된 지역에서 화재가 자주 일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인명피해의 경우도 경기도가 151명 발생했으며, 서울특별시 67명, 인천광역시 41명 순으로 인명피해가 발생, 인구가 밀집된 지역에서 화재발생 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함을 알 수 있다.

2022년에 발생한 전기화재를 시간대에 따라 분류하면 오전 10시에서 12시 사이에 가장 많은 907건이 발생했으며, 오전 2시에서 4시 사이는 가장 적은 500건이 발생했다. 또한 오전 8시부터오후 8시까지의 발생건수는 5,064건으로 오후 8시부터 오전 8시까지의 발생건수 3,738건보다 많이 발생해 주로 활동이 많은 시간대에 전기화재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소별 전기화재 건수는 주택 및 아파트 등 주거시설에서 발화한 화재가 2,959건으로 전체의 33.6%를 점유해 가장 많이 발생했다. 축사, 발전시설 및 공장, 창고시설 등 산업시설에서는 1,671건이 발생, 19%를 점유했다.

2022년도 전기화재 중 배선 및 배선기구에서 발화한 화재가 1,993건으로 22.6%를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전기설비에서 발화한 화재가 1,043건으로 11.8%를 점유했다. 배선 및 배선기구에서 발화한 1,993건을 세부적으로 분석하면 콘센트에서 167건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고, 전기기기용 전선/코드 155건, 옥내배선용 전선에서 130건이 발생했다.

2022년도에 전국의 병원에서 조사한 감전사고 환자의 치료기록과 경찰서의 변사사고 처리기록부에 의하여 조사된 감전사상자 수는 총 405명으로 사망 18명, 부상 387명으로 집계됐다. 최근10년간 감전사고 추이를 살펴보면 2013년의 605건에서 약 33.1%가 감소해 2022년에는 405건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전사고의 발생형태를 살펴보면 충전부 직접 접촉에 의한 감전사고가 전체 감전사고의 40%(162명)이었으며, 아크에 의한 감전사고는 39.5%(160명)이었다.

사고자의 사고당시 행위를 살펴보면 전기공사나 전기설비 공사 및 보수작업을 하는 중에 발생한 사고가 142명(35.1%)으로 가장 많았고 전기설비의 운전이나 점검 중에 발생한 사고도 57명(14.1%)으로 분석됐다. 공장에서 생산 활동을 위해 동력기기를 운전하던 중에 노출된 전기설비에 접촉하거나 고장난 기계를 수리 중에 발생한 감전사상자가 30명이 발생했다. 어린이들이 호기심으로 콘센트에 젓가락 등의 쇠붙이를 삽입하거나 장난으로 전기설비를 만지다가 발생한 사고는 전체 장난 및 놀이 사고자 16명 중 미취학아동 및 초·중등학생은 14명으로 나타났으며, 가정에서 가전기기를 운전 또는 점검하다 발생하는 감전사상자는 27명으로 집계됐다. 감전사고는 대부분의 사상자들이 착각이나 실수 또는 주변의 위험한 전기시설물에 대한 부주의 등 안전수칙을 준수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감전사고는 저압의 경우보다는 고압 및 특고압에서 감전사고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인식되어 왔으나, 조사결과에 따르면 고압보다는 저압에서 사고 빈도가 높았으며, 사망사고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압에서 감전사상자는 255명(사망 10명, 부상 245명)이며, 고압 및 특고압에서 발생한 사상자는 108명(사망 8명, 부상 100명)이 발생했다. 특히 사망사고는 저압에서 자주 나타났다. 가정이나 직장에서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전기안전공사 관계자는 “국내 주요 전기화재 발생원인 분석결과 대부분 사용 미숙과 부주의, 전선 허용 용량 초과, 과부하 사용 또는 부적절한 사용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관련 규정을 무시한 전기공사 또는 무자격자에 의한 전기공사도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부 가정이나 공장에서 콘센트 하나에 여러 개의 문어발식 전기기구를 사용하고, 규격전선에 어긋난 전선의 사용 또는 습기나 물기가 많은 장소에서 방수가 되지 않은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기설비를 오랜 기간 동안 사용하는 경우 과부하 및 전기기구의 절연불량으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이훈 기자 hoon@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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