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의 확대와 선급을 활용한 안전성 확보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의 확대와 선급을 활용한 안전성 확보
  • 이상래
  • 승인 2020.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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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래 한국선급 시스템안전연구팀 책임연구원

❶ 해상풍력 시장으로 도전

미국의 셰일 가스 생산 폭증과 함께 시작된 글로벌 유가 하락으로 그동안 위축됐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최근 실물 경제 회복 및 경기 부양 정책 등에 힘입어 다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신성장산업의 일환으로 일자리 창출과 온실가스 의무 감축에 대한 대응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 또한 크게 증가하고 있다.

풍력발전 시장 규모의 경우, 2019년 국내 풍력 설비 누적설치 실적은 1.2GW에 불과했다. 그러나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 ‘재생에너지 3020’과 이에 할당된 풍력 설비 설치량을 고려해보면 향후 16.5GW 이상의 풍력 발전 설비의 설치가 예상된다. 이는 대략 약 100조 원 정도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현재 세계 풍력발전 시장은 육상풍력을 중심으로 오랜 전통을 보유하고 있는 유럽과 신흥 거대 시장을 가지고 있는 중국, 제조업이 강력한 미국이 주도하고 있으며, 국내의 경우 상대적으로 작은 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련 산업의 계속적인 투자가 이어진다면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해양 기술 및 산업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해상풍력 발전 분야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레드오션 단계에 진입한 육상풍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장 초기 단계인 해상풍력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❷ 부유식 해상 시스템의 등장

현재 해상풍력 시장에서는 수심 60m 이하의 고정식 풍력 발전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근시일 내에 60m~150m의 중 수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중장기적으로는 현재 시장초기 상태에 불과한 부유식 풍력발전 시스템에 대한 시장도 꾸준히 성장 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 시스템은 발전기의 하부 구조물이 해저면에 고정되어 있지 않고 자체의 부력을 이용해 해상에 떠 있는 형태다. 연안으로부터 원거리에 설치가 가능해 육상 또는 고정식 해상풍력 발전에 비해 더 우수한 풍황 자원을 이용할 수 있고 소음과 각종 생활 민원에서 자유로운 장점이 있다.

이와 관련 다양한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 시스템이 존재하지만 가장 일반적인 형태로 구분하면 시스템 안정성 유지 방법과 설치 수심에 따라 반 잠수식(Semi-Submersible), 원통식(Spar Bouy), 인장계류식(Tension Leg Platform, TLP) 등으로 구분된다.

원통형 해상풍력 발전 시스템은 해상 운전 중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흘수(Draft)를 깊게 적용해 안정성을 확보하는 형식으로 상대적으로 수심이 깊은 지역에 적합한 모델이다. TLP 형식의 경우 계류를 위한 줄(Tendon)의 장력을 이용해 설치하는 형식이다. 안정적인 설치를 위해 큰 장력이 필요하므로 지반이 상대적으로 단단한 지역에 설치하는 것이 적합하다.

마지막으로 반 잠수식의 경우 부유체의 부력과 계류 시스템을 이용한 형식으로 일반적으로 50~150m의 수심에 적합한 형식이다. 이러한 하부 구조물의 형식 선정은 설치하고자 하는 지역의
환경 상태(지반, 수심, 풍속등)와 하부 구조물을 제작하는 조선소의 환경(암벽 수심, 도크 규모 등)에 대한 조합으로 결정되나 이 과정에서 부유식 터빈의 설치, 운송의 방법 또한 해당 형식을 결정하는 주요한 인자가 될 수 있다.

❸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 전망

전 세계의 풍력 발전 누적 설치 설비는 2018년 현재 591GW에 이르며 그중 해상 풍력 발전 설비는 23GW로 아직은 대부분 고정식 해상 풍력 발전 시스템에 집중돼 있다. 2019년의 경우 누적 설비 용량을 기준으로 전년 대비 13%(55GW) 내외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풍력 발전 관련 산업은 계속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성장세가 더딘 육상 풍력에 비해 해상 풍력의 설치 추세는 다음 그림과 같이 매년 16%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해상풍력의 대부분은 영국, 독일을 비롯해 전통적으로 조선해양 기술 및 관련 산업 인프라 강국들이 성장을 이끌고 있으나 세계 최대의 풍력 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의 비중 또한 만만치 않다. 이처럼 성장의 한계에 직면하고 있는 육상풍력에 비해 해상풍력은 한동안 계속적인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우리나라 또한 이에 대한 적절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블룸버그는 2020년까지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 누적설치 용량이 237MW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실증단계인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이 상업화의 도입부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를 나타내고 있다. 이와 더불어 중장기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통해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 설비가 대량 생산될 경우 관련 비용의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통해 부유식 해상풍력 산업이라는 또 다른 풍력과 조선 해양 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펼쳐질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의 선제적인 대응을 위해 관련 기술의 개발과 같은 다양한 준비가 요구됨과 동시에 부유식 풍력 시스템의 안전을 보장하는 해당 기술의 평가 및 시험 기술과 같은 인증 시스템 또한 요구된다. 이를 위해 현재 운영 중인 풍력 인증 시스템과 함께 추가로 필요한 선급 입급 등의 내용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며 필요시 추가적인 인증 스킴(scheme)의 도입을 통해 보다 안정적이고 안전한 부유식 해상 풍력터빈의 제작 및 운영이 보장돼야 한다.

❹ 부유식 해상풍력 관련 표준 및 인증 시스템

국내에 설치되는 풍력터빈의 경우 대부분 RECs(Renewable Energy Certificates)의 획득을 위해 한국에너지공단 부설 기관인 신 · 재생에너지센터에서 KS인증을 진행한다. 해당 풍력 터빈은 KS인증을 통해 설계평가, 시험평가, 제조평가를 각각 수행하며 이 과정을 통해 풍력터빈의 안정적인 설계 및 운영에 대한 평가가 진행된다. KS인증의 세부 내용과 관련해 중‘대형 풍력터빈 KS인증업무규정(2015.7.30)’에 근거해 수행되며 인용 표준은 다음과 같다.

회전자 면적 200m2 이상 육상용 중대형 풍력터빈 및 해상용 중대형 풍력터빈을 대상으로 인증이 진행되며, 설계 및 시험평가의 경우 위탁 기관(한국선급, 에너지기술연구원, 재료연구소/DEWI-OCC, DEWI)을 통해 아래의 표준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업무가 진행된다.

부유식 해상 풍력의 경우 KS 표준 부합화의 근거가 되는 ‘IEC61400-3-2 부유식 해상풍력에 대한 설계 요구사항’의 제정이 지연돼 2019년 4월 완료됐고 이로 인해 관련 KSC가 부재한 상태다. 다행히 이와 관련해 한국에너지공단에서는 부유식 해상풍력 관련 KS 표준의 부합화 작업이 진행 중이며 조만간 최종본의 발간이 예상된다. 이후 해당 표준의 제정이 완료되면 이를 근거로 KS인증에서도 부유식 풍력터빈의 인증 시스템에 갖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현재 고정식 육 · 해상 풍력터빈의 안전성 평가와 이
를 검증하는 시험 등이 진행되는 업무가 부유식 해상풍력에도 확대되면서 조간만 국내에서 개발되고 설치될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 시스템에도 적용, 개발된 시스템의 안전성 평가와 이를 통한 시스템의 안정적인 운영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된다.

 

❺ 부유식 해상풍력 시스템의 선급 입급

이와 함께 부유식 풍력의 경우 기존 고정식 터빈과 달리 해양 구조물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 따라서 Oil & Gas 산업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각종 안전 관련 규정의 적용도 고려돼야 한다. 15세기 대항해시대에 포르투갈, 스페인, 영국은 해상무역으로 세계를 지배했지만 잦은 해양사고로 10척 중 1척 이상이 침몰했다. 이로 인해 보험업계의 요구로 선박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민간기술단체인 선급이 설립됐고, 현재 선박 및 해양 구조물 중 97%가 선급에 등록되어 정기적인 검사를 받고 있다. 1914년 최악의 사고로 기억되는 타이타닉 사고로 국제사회는 국제해상인명안전협약(International Convention for the Safety of Life at Sea, SOLAS)을 제정했는데 이는 선급의 검사기준(선급 규칙)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부유식 해상풍력 또한 조만간 적용될 KS인증 외에 선급 등록을 통해 부유식 풍력 시스템의 정기적인 검사와 감독 등의 안전에 대한 보장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선급 입급의 근거가 되는 ‘선박안전법’의 경우 부유식 해상 구조물에 대해 제2조 제1호에서 해당 항목들을 나열하고 있으나 국내에는 아직까지 흔치 않은 부유식 해상풍력에 대한 고려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울산시청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대략 6GW의 부유식 해상풍력이 설치를 계획 중에 있다. 기당 6MW 터빈으로 단순 산술해도 대략 1,000여 기로 통상 1기당 1~2km의 반경이 필요한 부유식 터빈의 설치 면적을 고려해볼 때 이는 상당한 면적의 해상 공간을 차지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해상 사고 등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관련 법 개정으로 부유식 해상풍력 시스템의 입급이 무엇보다도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다.

❻ 결론

세계 풍력발전 시장은 2005년 이후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몇 차례의 등락은 있었으나 매년 평균적으로 1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유럽 및 중국 지역의 경우 2000년 초에 단위 기기의 용량이 MW 단위를 넘어선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19년 현재 육상은 5MW, 해상은 그 이상의 대형풍력 터빈이 설치되고 있는 추세다. 이와 더불어 설치 가능 지역의 포화, 다양한 민원, 대형 터빈의 운송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육상 터빈의 시장에서 이러한 문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해상풍력으로의 시장 변화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가속화되어 최종적으로 원거리, 대용량의 터빈 설치가 가능한 부유식 해상풍력으로 귀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고정식 육상풍력 발전 시장의 경우 중국, 미국, 유럽의 선진 업체들이 독식하고 있는 레드오션의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후발주자인 우리나라의 경우 새로운 시장인 부유식 해상풍력 기술의 선제 개발을 통해 향후 전개될 새로운 풍력 시장에 선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국내의 앞선 조선 및 해양플랜트 기술을 바탕으로 부유식 풍력발전 시스템의 원천 기술을 확보한다면 세계 해양플랜트 시장을 선도하는 것과 함께 국가 신성장 동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에너지 자체 생산, 미래 수출 사업의 육성, 고용 창출이라는 1석 3조의 성과를 얻을 수 있으며, 향후 지속가능한 에너지 개발 및 발전 차원에서 국가산업 발전에 이바지함과 동시에 에너지 수출국으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규모의 경제를 위해 대규모로 설치 및 운영되는 부유식 해상풍력터빈의 특징을 고려해 개별 터빈 시스템과 함께 발전 단지에 대한 안전이 무엇보다도 우선되어야한다. 이를 위해 KS인증과 같은 기존의 잘 갖추어진 인증 시스템과 함께 선급 입급 등의 추가적인 인증 스킴의 도입을 통해 부유식 풍력터빈에 대한 안정적인 개발과 운영에 집중해야할 것이다.

향후 펼쳐질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에 대한 기술의 선점과 운영의 안정성을 보장하고 향후 관련 기술의 세계 시장 선점에 보다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상래 책임연구원 keaj@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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