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풍력 대표주자 ‘두산에너빌리티’
K풍력 대표주자 ‘두산에너빌리티’
  • 이훈 기자
  • 승인 2023.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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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초 3MW급 해상풍력발전기 ‘개발’
국내 생태계 활성화 ‘앞장’… 낙후된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서남해 실증단지 전경. 두산에너빌리티 제공

국내 해상풍력 시장은 고품질·저가격의 외산 발전기의 국내시장 장악 우려로 관련 공급망은 붕괴 위기에 빠져있다. 특히 착공지연으로 인한 내수시장 축소가 국내기업 진출기회를 빼앗아 국산 경쟁력이 낮아지고 있으며 국산을 활용하면 사업성이 악화돼 착공 지연을 야기하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에너지 안보 사수에 일조하고 K풍력 대표주자로 묵묵히 길을 나아가고 있다.

국내 해상풍력 시장은 본격적인 성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RE100을 도입하고 협력사들에게도 이를 요구하는 추세여서 수출 중심의 국내 산업계도 재생에너지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에는 총 142.1MW(두산:96MW(탐라30MW, 서남해60MW, 군산R&D 3MW, 월정R&D 3MW), 유니슨:34.5MW)의 해상풍력이 설치돼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R&D 목적과 연안에 설치된 것을 제외하면 30MW급 탐라해상풍력단지와 60MW급 규모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 두 곳에 풍력발전기를 공급했다.

특히 국내 최대 해상풍력 발전단지인 100MW 규모 제주 한림해상풍력 발전단지에 기자재 공급과 장기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풍속환경에 적합한 모델 개발

글로벌 풍력시장에서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인 두산에너빌리티는 대한민국 풍속환경에 적합한 모델 개발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에 따르면 국내 해상 평균풍속은 약 7.0m/s으로 평균풍속 10m/s 해외 고풍속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바람이 약하다. 이에 국내 저풍속 환경에 맞춰 블레이드 길이를 늘려 높은 이용률을 달성하는 해상풍력 모델을 개발해오고 있다.

8MW급 대용량 해상풍력발전기 국제 형식인증 취득

두산에너빌리티는 2011년 아시아 최초로 3MW급 해상풍력발전기를 개발해 국제인증을 받았다. 2019년에는 5.5MW 해상풍력발전시스템 국제기술인증을 획득했다. 2018년엔 국책 과제로 8MW급 대용량 해상풍력발전기 개발에 착수해, 지난해 1월 실증에 들어갔으며, 같은해 12월에는 국제 인증기관인 독일의 ‘DEWIOCC(데비오씨씨)’로부터 국제 형식인증(Type Certification)을 취득했다.

국내 설치 기준 최대 용량인 ‘DS205-8MW’는 해상풍력이 발달한 유럽 국가들 대비 풍속이 느린 우리나라 서남해의 환경에 맞춤형으로 설계됐다. 평균 풍속 6.5m/s에서도 이용률 30% 이상이 가능할 수 있도록 로터 직경을 205m(블레이드 길이 100m)까지 늘렸다. 100m 길이의 블레이드는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재료연구원, 블레이드 제조사인 휴먼컴퍼지트가 협력해 개발했다. 국제공인 시험기관인 부안 풍력시험동에서 설계수명 25년에 대한 반복 피로 하중 시험과 태풍과 같이 극한 상황의 하중 시험을 통과하는 등 블레이드의 구조 건전성과 안전성을 확보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전세계 풍력 기업들이 경쟁하는 우리나라 해상풍력시장에서 국내 산·학·연이 함께 개발한 8MW 해상풍력 터빈으로 시장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국산 부품 사용률 높여

특히 두산에너빌리티는 사업초기 30% 수준이었던 풍력발전기 국산 부품 사용률을 70%대로 끌어 올렸다. 회사 관계자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수주를 시작하면서 풍력산업이 본격화 되고 국내 풍력발전 생태계도 점차 활성화 되고 있다”며 “블레이드, 타워 등 풍력발전기 부품 생산에 130여 개 국내 중소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노력은 일자리는 물론 낙후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30년 해상풍력 12GW 보급 계획을 이행한다면 단지조성에 약 60조원, 준공 후 20년 간의 단지 운영에 약 40조원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세계 1위 기업과 국내 생태계 활성화 추진

두산에너빌리티는 외국 기업과 손을 잡고 국내 해상풍력 발전 기술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월 세계 해상풍력 1위인 지멘스가메사(SGRE)와 국내 해상풍력 시장에서의 전략적 협력을 위한 기본 합의서를 체결했다. SGRE는 독일 지멘스에너지의 자회사로,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에서 21GW 공급실적으로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6MW급 다이렉트 드라이브(Direct Drive)부터 14MW급 까지 다양한 해상풍력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합의서를 통해 양사는 △초대형 해상풍력 너셀 조립, 시공, O&M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협력 △국내 해상풍력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국내 부품 업체 발굴 및 육성 △해상풍력 기술 지식 교류 및 교육을 추진하기로 했다.

박홍욱 두산에너빌리티 파워서비스 BG장은 “자체 해상풍력 모델과 실적을 보유한 양사가 협력해 국내 해상풍력 시장 참여 확대와 생태계 활성화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두산은 이번 협력을 통해 기존 제품 고도화, 모델 다변화 등 해상풍력 사업 전반에 걸쳐 경쟁력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훈 기자 hoon@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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