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들의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 김창섭
  • 승인 2023.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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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및 RE100뿐 아니라 미국의 IRA법과 유럽의 동참 등으로 점차 기후변화를 둘러싼 글로벌 여건은 급격히 강하되고 있다. 자원빈국으로서 최고 고밀도 에너지 소비국가인 우리나라는 불리해지는 여건하에서 제조업의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RE100제약을 해결해야 하고,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법을 성공해야 한다. 정유산업은 NDC의 배출량 제약을 극복해야 하고, 현대기아차는 미국의 IRA법의 보조금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

이 모든 제약을 해결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는 모두 전력부문의 탈탄소화 노력이다. 전력믹스의 조정, 전력망의 분산화 등 여러 재무적 그리고 기술적 난제를 극복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이러한 혁신과 투자의 가능성을 좌우하는 산업구조나 시장형태는 오히려 퇴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전력 산업과 시장 시스템의 진화방향에 대한 공감대 상실에 있다. 동력자원부 이래로 가장 대표적인 규제산업인 전력산업은 1990년대 후반부터 흔히 이야기하던 ‘전력산업구조개편’ 프레임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좌절된 이후 미래에 대한 공감대가 상실됐다. 그리고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둘러싼 정치적 판단이 모든 것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이후 부처의 정책은 이러한 정치적 판단을 보조하는 기능에 머물게된다. 따라서 정책은 무력화되고 신뢰를 상실하면서 혼선은 극대화되고 있다.

이러한 불안한 시대에 발전공기업은 10년 후의 자신들의 모습을 그릴 틈도 없이 숨가쁘게 경영평가에 몰입한다. 민간 사업자는 미래투자의 불확실성이 문제가 아니라 기존 정책에 근거한 기투자분마저 날릴 걱정에 잠이 안온다. 큰 틀의 미래에 대한 조망도 없이 하루하루 숨가쁘게 살아가는 것이다. 다들 바쁘지만 불안하다. 이것은 우리 모두가 미래에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해 줄 공통의 비전을 갖고 있지 못한 탓이다.

이제라도 우리 모두가 공감하는 진화의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들의 로드맵’인 것이다. 남이 만들어 주지 않는다.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정치에 휘둘림을 당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공감대의 형성의 우리 전력계의 미래를 보장하는 가장 손쉽고 가장 강력한 전략이다. 

김창섭 전기저널 편수위원장 keaj@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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