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FB 플로우배터리의 동향 및 전망
VRFB 플로우배터리의 동향 및 전망
  • 한신
  • 승인 2022.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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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

현재 전세계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 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 한 핵심 과제이다. 2050년까지 산업화 이전인 약 100년 전 지구 평균온도 대비 1.5℃ 이하로 기온상승을 억제해야 하며, 이를 위 해 연간 36.9Gt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온실 가스의 주요 배출분야는 그림 1의 미국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 는 바와 같이, 압도적으로 ‘에너지 산업’ 분야이며, 그림 2와 같이 에너지 산업 분야 중에서도 전력산업 부문이 수송부문과 함께 가장 많은 온실가스 배출을 하고 있다. 즉, 효과적인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해서는 전력 에너지 분야에서 혁신적인 변화 가 있어야 함을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

전력 에너지 분야에서 온실가스 배출의 핵심 요인은 이미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화석연료 발전이고, 그림 3과 같이 이 중에서도 석탄과 천연가스 발전이 온실가스 배출의 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석탄발전의 경우 이미 대중적으로 도 대표적인 온실가스 배출원으로 인식되어, 한국을 비롯 한 많은 선진국에서 제1순위 퇴출 대상으로 점차 발전시장 에서 감소하는 추세이다. 천연가스 발전의 경우 석탄 대비 지구 온난화에 대한 영향은 다소 적으나, 천연가스의 주성 분인 메탄(CH4)이 이산화탄소(CO2) 대비 무려 25배의 지 구 온난화 효과4)을 가져오기 때문에 역시 최대한 신속하 게 감소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 EPA5)에 의하면, 2019 년 기준, 메탄이 미국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 은 10%에 해당하고, 천연가스 발전이 이러한 메탄 배출량 의 24%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전력발전 분야의 온실가 스 저감을 위해서는 석탄 뿐만 아니라 천연가스 발전을 축 소함과 동시에 이를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무탄소 전원으로 빠르게 대체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화석연료 발전을 축소하고 이를 무탄소 전원으로 대체하기 위해서는 신재생에너지의 보급 확산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다행히 주요 국가들의 2050년 탄소중립 선언 및 신 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 하락에 힘입어 태양광 및 풍력 과 같은 신재생에너지의 폭발적인 보급이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의 전망에 의하면, 미국의 경우 2021년 대비 2050년의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21%에서 44%로 현재 대 비 2배 이상 보급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대부분이 태양 과 풍력발전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신재생에너지의 보급은 화석연료 발전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을 제공하지만, 이 와 동시에 그 특성 상 내재된 변동성과 간헐성으로 인해 전력망에 큰 불안정성을 야기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최근 2020년 8월 미국 캘리포니아와 2021년 2월 텍사스에서 발생했던 대규모 정전사태가 그 대표적인 사례인데, 두 지역은 각각 미국에서 가장 많은 태양광과 풍력발전이 보급된 지역이다. 따라서, 이러한 신재생에너지의 변동성과 간헐성을 극복하면서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기술이 장주기(long-duration) ESS이고, 현재 가용한 가장 대표적인 장주기 ESS 기술이 바로 플로우 배터리6)이다.

천연가스발전을 대체하는 신재생에너지와 플로우배터리의 조합

국내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중 특히 태양광 발전이 많이 보급되어 있는데, 이로 인해 제주도를 시작으로 낮 시간대를 위주로 한 신재생에너지의 출력제한 문제가 최근 들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반면, 오전 또는 오후 시간 대에는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첨부부하를 해소하기 위해서 주로 천연가스발전으 로 구성된 피커발전기를 가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즉, 높은 발전비용이 소요되는 신재생에너지는 수요가 없어서 버려지고, 주요 온실가스 중 하나인 메탄을 배출하는 천연가스발전을 같은 날 가동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첨두부하의 천연가스발전 역할을 대체하여 담당할 친환경적 이면서 6~12시간 장시간 지속적으로 방전할 수 있는 대용량 ESS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바로 이러한 대체 발전원으로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 장주기 ESS이다.  

대표적인 장주기 ESS 기술이자 대표적인 플로우배터리 방식인 VRFB가 낮 시간대에 초과 발전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여 오후 또는 오후의 첨두부하를 천연가스발전을 대신하여 담당하는 운영방식을 보여준다. 이러한 대용량 VRFB의 활용을 통해 신재생에너지의 출력제한 문제의 해 결과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천연가스발전의 축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게 된다.

태양광을 위주로 한 신재생에너지의 보급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함과 동시에 천연가스발전소를 매년 점진적으로 퇴역시키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상황을 보면 장주기 ESS의 필요성 및 향후 이의 시장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 에너지저장장치 협회인 CESA는 2030년 까지 60% 전력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한다고 가정했을 때 2~11GW의 장주기 ESS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더 나아가 2045년까지 100%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경우 최대 55GW의 장주기 ESS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 고 있는데, 이는 현재 우리나라의 총 발전 설비용량인 약 130GW의 42%에 해당할 만큼 매우 큰 시장규모라 할 수 있다.

VRFB 플로우배터리 기술의 특장점

플로우배터리는 활물질 및 화학적 반응원리에 따라 다양 한 종류가 존재하나, 전세계적인 상용화 실적 및 관련 기업 들의 분포를 보면 바나듐 계열인 VRFB가 가장 대표적이 고 또한 현재 도입이 가능한 기술이다.

리튬이온배터리와 같이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배터리와 비교했을 때 VRFB의 가장 큰 특징은 전기에너지가 저장되는 부분이 완전히 상이하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배터 리의 경우 양극과 음극으로 구성된 전극에 전기에너지가 저장되는 것에 비해, VRFB는 액체 상태의 전해액에 에너 지가 저장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따라서 VRFB 는 단순히 전해액의 양을 증가시킴으로써 매우 손쉽게 에너지 저장 용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 즉, 일반적인 배터리는 출력(power)과 에너지(energy)가 모두 전극에 의해 결정 되지만 VRFB에서 에너지는 전해액의 양에 의해 결정되고 출력은 전극이 포함된 스택(stack)에 의해 결정된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VRFB는 출력과 에너지 용량을 독립적 으로 설계할 수 있고, 특히 출력 대비 에너지의 용량을 상대적으로 더 높게 가져가는 대용량 및 장주기 ESS를 구현하기에 적합한 속성을 갖고 있다. VRFB의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면, 전해액의 양에 의해 결정되는 에너지 용량은 제한이 없으며, 오로지 전해액을 담는 탱크의 용량에 의해서만 결정된다.

리튬이온배터리의 경우 전해액은 양극과 음극사이에서 리튬 이온이 이동하는 통로에 불과하다면, VRFB의 전해액은 전기에너지를 저장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VRFB의 전해액에는 활물질인 바나듐이 녹아 있고, 이바나듐 이온의 산화/환원 반응에 따라 충전과 방전이 이루어지게 된다. 다른 플로우배터리 기술 대비 VRFB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양극과 음극을 이루는 전극 및 전해 액의 소재가 모두 동일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VRFB는 ‘all-vanadium flow battery’로 불리기도 하며, 이러한 특징은 VRFB가 특히 넓은 운전조건 하에서도 적은 유지 보수를 통해 원활한 운영이 가능한 장점으로 연결된다.

VRFB의 화학적 특징 중 하나는 별도의 부반응이 없고 이 로 인해 장기간 운전 시에도 배터리 내부의 화학적 조성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VRFB는 장수명의 장점을 갖을 수 있고, 또한 배터리 전체 시스템을 매우 단순 하게 구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충방전 시 수소 발생과 같은 부반응이 발생하는 다른 방식의 플로우배터리의 경우, 부반응을 해결하기 위한 별도의 복잡한 모니터링 및 처리 장치 가 필요하기 때문에 VRFB 대비 시스템이 복잡하고 운전이 까다로워지며, 이로 인해 전체적인 배터리 시스템의 신뢰도가 낮아질 수 있다. 발전사업자의 경우, ESS의 연간 다운타 임(down time)을 최소로 가져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 문에, 화학적 부반응이 없어서 시스템 운영을 단순화할 수 있는 VRFB의 장점은 매력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VRFB의 다양한 특장점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들을 다음 의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① 화재 위험성 없음 ② 대용량 ESS 구현 용이 ③ 20년 / 2만 사이클의 긴 수명 ④ 우수한 LCOE12)

VRFB는 물을 기반으로 한 전해액을 사용하기 때문에 화 재에 대한 전혀 위험성이 없다. 리튬이온배터리의 경우 국내의 경우만 보더라도 지난 5년간 총 37건의 ESS 화재사고 가 발생하였지만, VRFB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단 한 건의 화재도 발생한 적이 없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대용량 ESS 구축 시 ESS 화재 안전성 확보가 중요한 발전 및 송배전망 사업 분야에서 VRFB 기술이 주요 기술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VRFB는 탱크 안에 보관되는 전해액의 양만 증가시킴으로 써 손쉽게 에너지 저장 용량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대용량 ESS의 구현이 매우 용이하다. 따라서 화석연료 발전 소를 대체하기 위한 대용량 장주기 ESS를 구현하기에 매우 적합한 특징을 갖고 있다.

VRFB는 현재까지 상용화된 배터리 중에 가장 긴 수명인 20년/2만 사이클 이상의 장수명을 갖고 있다. VRFB가 다 른 배터리 대비 월등히 긴 수명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두 가 지 이유가 있는데, 첫 번째는 surface reaction에 의한 충 방전이 이루어진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전해액에 대한 리밸런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른 대부분의 배터리의 경우, 활물질이 전극의 표면 또는 내부에 도금(plating 또는 intercalation)되는 반응에 의해 충방전이 이루어지는 bulk reaction이 발생하는데, 이러한 반응은 100% 가역적이지는 않기 때문에 충방전 사이클이 증가함에 따라 가용 에너지용량이 감소하는 양상을 피할 수 없다.

반면, VRFB의 경우 전극의 표면에 활물질이 도금되지 않고, 전해액 속에 녹아 있는 바나듐의 이온 상태만 변화하면서 전극은 전자의 이동 통로로만 기능하 는 surface reaction에 의해 충방전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surface reaction은 이론적으로 100% 가역적인 반응이고, 이로 인해 충방전 사이클이 증가하더라도 에너지용량의 감모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두 번째 장수명 메커니즘인 리밸런싱은 플로우배터리 중에서도 오직 양극과 음극의 소재와 구조가 완벽하게 동일한 all-vanadium 계열의 플로우배터리에서만 가능한 특징이다. 플로우배터리를 장기간 운전하면 양극과 음극을 분리해주는 이온교환막을 통해 원하지 않는 이온 또는 물 등이 넘어갈 수 있는데 이를 크로스오버라고 부른다.

이러한 크로스오버가 발생하면 양극과 음극 내에 존재하는 반 응 이온들의 균형이 깨져서 초기 출하 대비 에너지용량이 감소하게 된다. 이 때, VRFB의 경우 양극과 음극의 전해액을 내부 시스템의 밸브 조작을 통해 모두 섞어서 초기 상태의 전해액으로 변경한 뒤, 이를 다시 충방전하면 초기 공장 출하 시의 에너지용량으로 복구할 수 있다. VRFB의 화학 적 반응 시 아무런 부반응이 발생하지 않는점 또한 이러한 리밸런싱을 가능하게 하는 이유가 된다.

마지막 특징으로, 이렇게 긴 수명 및 낮은 연간 용량감모 율로 인해 ESS 운영 시 소요되는 모든 비용, 즉, 초기투 자비, 유지보수비 및 충전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LCOE 측면에서 매우 우수한 장점을 갖고 있다. 다른 일 반적인 배터리들이 높은 연간 감모율로 인해 ESS 운영 상 필요한 일정한 방전용량 확보를 위해 7~10년 운영 후 신 규 배터리를 추가하는 오그멘테이션(augmentation)이 VRFB의 경우 필요치 않은 것도 우수한 LCOE를 가능하게 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앞에서 설명한 다양한 장점들 외에 VRFB만의 또다른 독 특한 장점 중 하나는 바나듐 전해액이 20년 운영 이후에도 초기 구매 당시와 유사한 수준의 잔존가치(residual value)를 갖는다는 것이다. 이는 운영이 완료된 전해액을 그대로 재사용(reuse)할 수 있고 또는 전해액 제조업체가 이를 손쉽게 재활용(recycle)하여 전해액 안에 녹아 있는 바나듐을 추출한 뒤 다시 광물시장에 판매할 수 있는 특징 이 있기 때문이다. VRFB에서 전해액은 전체 배터리 원가 의 40~60% 정도의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전해액의 높은 잔존가치는 VRFB의 경제성 확보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뿐만 아니라, 운영이 완료된 전해액을 폐기 하지 않고 전량 재사용 또는 손쉽게 재활용할 수 있는 점은 VRFB가 매우 친환경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VRFB가 다양한 장점들을 갖고 있지만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VRFB의 가장 대표적인 단점 두 가지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비교할 때 배터리의 부피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과 에너지효율이 다소 낮다는 것이다. 단, 배터리의 부 피는 리튬이온배터리에서는 화재 안전 상 불가능한 제품의 다단 적재 방식을 통해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하며, 에너지효율의 경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꾸준한 향상 이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대용량 장주기 ESS의 특성 상 에 너지효율이라는 단편적인 지표보다는 LCOE라는 종합적 지표가 중요한 만큼, 이미 현재의 에너지효율과 이에 따른 LCOE 만으로도 충분한 상업적 가치는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장점들을 종합해보면 VRFB는 대용량 및 장주기 ESS에 매우 최적화된 차세대 배터리 기술이며, 화석연료 발전소 중 특히 천연가스 발전소를 대체하기에 적합한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다.

VRFB의 일반적인 제품 형태

VRFB로 ESS를 구축할 때 다양한 형태로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다. 첫 번째 형태인 custom은 VRFB 기술도입 초기에 많이 선호되었던 방식으로, 전용 건물을 지은 뒤 건물의 1층에는 고중량의 전해액을 배치하고, 2층에는 출력을 담당하는 스택을 배치한 구조이다. 이러한 방식은 플로우배터리 고유의 장점인 출력과 에너지용량의 자유로운 설계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으나, 개별 프로젝트별로 설계가 필요하고 또한 설치 사이트에서의 공사가 많아서 납기가 길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두 번째 형태인 three-block은 스택, 양극 전해액, 음극 전해액을 각각 개 별적인 컨테이너에 수납하는 구조이다. 이러한 방식은 총 3개의 컨테이너가 필요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어느 정도의 설치공사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custom 방식 대비 훨씬 빠르게 현장 공사를 완료할 수 있다.

세번째 형태인 modular 방식은 스택과 모든 전해액을 하나의 컨테이너에 일체형으로 수납하는 구조이다. Modular 방식은 이미 생산공장에 서 제품에 대한 모든 조립이 완료되어 사이트로 운송되기 때문에 현장에서 플러그&플레이 개념으로 손쉽게 설치 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VRFB 생산자 입장에서는 제품의 표준화를 통한 대량생산이 용이한 장점을 갖고 있다. 다만, 제품의 표준화로 인해 플로우배터리 고유의 특징인 출력과 에너지 용량의 자유로운 설계가 제약되는 단점을 갖고 있다.

네번째 형태인 FLEXMODULETM은 국내기업인 에이치투가 개발한 가장 최근의 방식으로, modular 방식이 갖는 장점을 모두 갖고 있으면서 이의 단점인 출력과 에너지용량의 자유로운 설계도 가능하게 한 방식이다. FLEXMODULETM은 컨테이너 내부의 스택 및 전해액의 용량을 작은 유닛으로 구성하여 이 유닛들의 개수를 변경 함으로써 출력과 에너지용량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FLEMODULETM의 구현을 위해서는 출력을 담당하는 스택의 단위용량을 높게 가져가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VRFB 국내 설치현황

2022년 국내에는 합계 약 10MWh의 상업용 VRFB가 설치되어 있다. 리튬이온배터리와 마찬가지로 피크저감용과 태양광 REC 연계용이 대표적인 두 가지 용도이다. 현재 국내에 설치된 VRFB 중 최대용량의 것은 전북 전주의 민간 제지공장에 피크저감용으로 설치된 2.2MWh 시스템이다. 한전 최대부하 시간인 하루 6시간 동안 일 정하게 방전이 되도록 출력용량이 설계되었는데, 6시간 방 전은 장주기 영역에 해당하기 때문에 VRFB의 활용을 통 해 높은 수준의 경제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 시스템은 VRFB의 단점인 리튬이온배터리 대비 부피가 큰 것을 해 결하기 위해 컨테이너 2단 적재 방식으로 설치되었고, 이를 통해 효율적인 설치면적으로 구현될 수 있었다.

국내외 VRFB 향후 전망

국내 대표적인 VRFB 기업인 에이치투는 현재 미국 최대 규모인 20MWh의 VRFB 프로젝트를 북부 캘리포니아에서 진행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보급과 더불어 화석연료발전인 천연가스 발전소의 지속적인 퇴역을 보완하기 위한 피커발전소의 대체 용도로 사용될 계획이며, 2024년부터 상업운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이 캘리포니아 전력망에서 상업운전을 시작하게 되면 미국 최초의 플로우배터리 방식 중앙급전 발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미국 최대규모의 VRFB는 일본의 대기업인 쓰미토모전기가 샌디에고에 설치한 8MWh 시스템인데, 국내 기업이 추진 중인 20MWh 는 이 보다 2.5배 큰 규모로써 완성된 이후에는 미국 장주 기 ESS 시장에서 국내 VRFB 기술이 상당한 두각을 나타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VRFB를 무탄소 중앙급전발 전기로 활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의 초과발전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 한 제주도가 대용량 VRFB를 중앙급전발전기로 활용하여 출력제한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첫번째 대상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행히 현재 국내에는 연간 330MWh 생산능력을 갖는 VRFB 전용 공장이 건설 중에 있어서, 이러한 국내 수요를 어느 정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표적인 플로우배터리 기술인 VRFB는 국내외 기업들 이 활발하게 상용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분야다. 배터리 ESS 시장이 아직 리튬이온배터리가 주도하는 방식으로 편 성되어 있으나,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아지고 화석 연료 발전원이 축소됨에 따라 리튬이온배터리가 적합한 단주기 ESS 시장에 더해 VRFB가 적합한 장주기 ESS가 함 께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최근 리튬이온배터 리의 계속되는 화재사고 및 원자재 가격인상과 공급 이슈 로 인해 비리튬계 대안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시장의 흐름 속에서 대용량 장주기 ESS를 위한 대표적인 차세대 배터리 기술인 VRFB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신 에이치투 대표 keaj@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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