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한 때
전기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한 때
  • 박재현
  • 승인 2022.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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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상도일렉트릭 대표

전기와 관련해 3가지 측면에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전기에너지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전환이다. 여름과 겨울에 거리를 걷다보면 항상 이상한 광경을 보게 된다. 에어컨과 히터를 가동하면서 정작 출입구 문은 열어놓고 있다. 사람들이 쉽게 들어오고 나가게 하면 매출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이유인데 이것이 우리가 다른 나라에서도 볼 수 있는 광경인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반면, 겨울철 유럽의 일반 가정집을 방문해 보면 집안이 매우 추워서 외투를 벗고 편안히 소파에 앉아 있기가 어렵다. 잠자리에 들 때도 두꺼운 잠옷을 입고 두꺼운 이불을 덮지 않으면 편히 자기도 힘들다. 이런 유럽의 여건은 전기료가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싸기 때문이다. 업무상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겪게 되는 이러한 일들이 우리나라의 전기적 여건과 비용이 얼마나 우월하고 저렴한지 체감을 하게 돼 한국에 살고 있는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에 전기에너지는 무한하지 않으며 물처럼 아껴 써야 할 소중한 자원임을 인식해야 한다.

둘째, 전기설비 관리에 대한 인식전환이다. 필자는 새로운 건물이나 공장, 상가 등을 방문하면 직업병이 도져 항상 건물 내에 설치되어 있는 분전반을 열어 보곤 한다. 가끔 건물주에게 들켜 혼이 나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떤 제품이 어떻게 설치되어 있는지 호기심이 발동해 벌이는 일이다. 그러나 분전반은 깔끔한 건물의 외관이나 실내 인테리어와는 반대로 항상 먼지가 쌓여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전국의 주요 재래시장을 방문해 보면 상점 사이사이에 설치된 지 20년은 넘어 보이는 차단기, 먼지 쌓인 분전함과 각종 전선들이 외부로 노출돼 엉켜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일부 재래시장은 현대화 사업과 더불어 전기 관련 설비들이 교체돼 재정비 되어지는 곳도 있지만 아직 방치되어 있는 곳이 훨씬 더 많다. 뉴스를 통해 재래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이런 노후화된 전기 시설과 환경일 경우가 많다. 전기설비는 한번 설치해 놓으면 반영구적이라고 생각하는 인식이 팽배한데 전기설비도 주기적으로 관리해 주고 교체해 주어야 할 소모성 자산임을 인식해야 한다.

셋째, 전기설비 구축비용에 대한 인식 전환이다. 최근 물류센터 및 공장, 상가 등 각종 전기사고로 인한 화재사건으로 많은 인명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다양한 원인 중에는 전기적 설비 구축에 따르는 비용을 아까워하는 인식도 있다. 주택용 분전함이나 산업용 분전반 등에는 건물의 전등 및 전열 라인과 연결된 차단기가 있다. 유럽에서는 전기 라인 마다마다 개별 차단기로 설치하고, 한국은 이전 시기보다는 많이 개선이 됐다고는 하지만 아직 여러 전등 라인과 콘센트 라인을 하나의 차단기에 묶어서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함으로써 사용돼야 할 차단기 및 전기 자재들의 숫자를 줄여 비용을 아끼는 경우이다. 건물 내외부의 인테리어에는 많은 비용을 지불해 화려하게 치장을 하지만 정작 안전하게 설치해야 할 전기 설비는 규격에 미달하는 값싼 자재 및 최소한의 설비만 설치해도 된다는 인식이 존재함이 분명하다.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는 어느 것 보다 먼저 우리들의 공장, 사무실, 가정에 설치되는 각종 전기 설비에 대해서는 아낌없이 투자하는 것이 결국 값비싼 대가를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임을 명심해야 한다.

박재현 상도일렉트릭 대표 keaj@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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