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요 전력회사 공급망 관리 동향
해외 주요 전력회사 공급망 관리 동향
  • 나웅
  • 승인 2022.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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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ESG가 기업들의 당면 과제로 부상하면서 공급망 관리도 ESG 관점의 고도화가 필요해졌다. 주요 선진기업들의 공급망 관리는 전통적 지표인 효율화를 통한 비용 절감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축을 위한 다양한 지표도 같이 고려하고 있다. 공급망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해 전 주기적 관점에서 보건, 안전, 환경 인권 등 ESG에 기반해 공급망 전체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해 친환경 인증서 발급, 지속가능성 환경 평가 등 환경 친화적인 공급망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집중하고 있고, 성과 평가를 통해 공급업체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유도를 하고 있다.

Enel (이탈리아 전력회사)

Enel은 ‘WeBuy’ 전자조달 시스템을 이용해 업체 등록 및 적격 심사를 하고 있다. 전력 기자재 조달을 위한 공급업체 등록 시 품목군별로 ESG 기반 차등 평가를 통해 중요 기자재를 집중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품목군별 위험 수준은 기술, 재무, 보건 · 안전 · 환경(Health · Safety · Environment, HSE), 평판 4가지 영역에 따라 저위험(Fast Track), 중위험(Standard), 고위험(Advanced)로 분류하고 차등 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차등 평가 기준은 설문조사(온라인) → 자체평가 → 요구서류 제출 → 현장점검으로 구분하고 있다. 저위험 품목군의 경우 설문조사(온라인), 자체 평가만 실시한다. 중위험 품목군의 경우 설문조사(온라인), 자체평가, 요구서류 제출까지 실시하고 고위험군 품목의 경우 공급업체의 현장 점검까지 시행해 고위험 품목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

공급업체 관리
친환경 제도

Enel은 순환경제(Circular Economy) 이니셔티브 일환으로 친환경 조달 확대를 위해서 Enel에서 제시한 13개 품목군에 대해서 EPD1) 인증이 필요하다. EPD 인증 대상 품목군은 개폐기, 전력량계,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 가스 터빈, ESS 등 중요 기자재이다. 전 세계적으로 약 200개 공급업체가 조달을 하고 있으며 2021년 기준 전체 전력 기자재 조달 비용의 50% 이상 차지하고 있다. EPD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조달 품목군별 전 과정(제조~폐기)에 대한 환경 영향을 계량적으로 산정해야하며 제3의 검증기관의 평가가 필요하다.

Enel은 13개 품목에 대해 환경 기준 작성 지침(Product Category Rule, PCR)을 개발했다. 공급업체는 해당 품목의 PCR 지침에 따라 환경 영향을 분석하고 검증기관으로부터 평가받아야 한다.

행동규범 및 휘슬채널

Enel은 공급망 지속가능성과 관련해 계약자와 공급업체가 국제적으로 알려진 인권, 윤리적 의무, 사회적 의무를 준수하도록 행동규범을 만들었다. 행동규범에는 아동 및 여성 노동, 근로자 평등 대우, 보건, 안전 및 환경 보호, 임금 등 공급업체가 준수해야 하는 사항을 명시하였으며 공급업체는 Enel과의 조달계약을 체결할 경우 행동규범에 포함된 원칙을 준수해야 할 의무를 지닌다.
또한 내부 직원, 공급업체 등 내 · 외부 이해관계자 내부 신고를 위한 휘슬채널을 운영하고 있으며 인권 및 행동규범 위반 사례를 언제든지 제보 가능하다. 신고자의 보안을 최우선으로 하기 위해 ‘Ethics Point’ 홈페이지 및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365일 24시간 연중무휴로 전화상으로도 신고가 가능하다.

Enel에서는 공급업체를 위한 특정 위원회를 구성해 주기적으로 평가 및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조달, 법률, 보안, 기술과 관련된 전문가를 포함한 위원회를 구성해, 공급업체의 불공정 이슈가 발생했을 경우 ‘청렴 위원회’를 개최해 공급업체의 이슈를 분석하고 방안을 마련한다. 또한 ‘심사 위원회’를 구성해 공급업체의 성과 평가를 시행하고 평가 결과를 분석한다.

연 1회 심사 위원회를 구성해 공급업체 종합평가를 실시하고, 성과지표(Supplier Performance Index, SPI)를 산출한다. 평과 결과에 따라 인센티브 및 패널티를 부여한다. 6개 영역(안전, 환경, 품질, 납기, 인권, 혁신성 · 협업)별 점수를 산출하고, 영역별 가중치를 부여하여 성과지표를 산출한다.

심사위원회에서는 평가 결과에 따라 인센티브 및 패널티를 부여한다.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서는 지난 12개월간 안전 · 환경 분야에서 사고가 없어야 하며, 6개의 평가 영역 중 품질 · 안전 · 납기 지표를 90점 이상 받아야 한다. 인센티브는 추가 물량 배정, 보증금 면제 등 경제적인 인센티브와 표창 수상, 등록심사 면제 등 비경제적 인센티브로 나누어진다. 점수가 낮을 경우에는 계약 중단, 블랙 리스트 선정, 물량 감소 등 패널티가 주어진다.

PG&E(Pacific Gas and Electric, 미국 전력회사)

PG&E는 ‘Poweradvocate’ 전자조달 시스템을 이용해 업체 등록 및 적격 심사를 진행한다. 조달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공급업체는 전자 조달시스템에 업체 등록을 신청한다. 조달하고자 하는 품목 담당 구매자(Buyer)에게 사전 협의를 요청 한 후 담당자 승인 시 적격 심사를 하기 위한 필요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상업성(Commercial), 기술(Technical), 가격(Pricing) 관한 자료를 시스템 상 업로드 해야 하며 담당 구매자는 제출된 자료 검토 후 요구 조건 충족 시 조달 입찰 참가가 가능하다.

PG&E는 공급업체 등록에 있어서 품질 영역을 중점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품질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조달 품목을 3가지 등급(저위험, 중위험, 고위험)로 나누었다. 특히 절연체, 케이블, 콘덴서 등 고위험으로 분류되는 전력 기자재류의 경우에는 필수적으로 ISO 90013) 인증 및 이에 상응하는 품질경영 인증이 필요하다. 또한 고위험 품목 조달을 위해서는 품질경영시스템 감사를 받아야 한다. 감사는 품질과 관련된 서류 및 절차 검토 및 평가, 해당 직원 면접, 품질 공정 관찰 등으로 이루어진다. 평가 결과는 5개 등급으로 나누어지며 하위 50% 경우에는 업체 등록이 이뤄지지 않는다. 다만 감사를 통해서 품질 시스템 결함이 발견될 경우 감사 담당자와 협의해 기한 내에 개선 조치를 취할 수 있다.

PG&E의 상위 공급업체(Top-tier)는 매년 지속가능한 전력 공급망 협회(Electric Utility Industry Sustainable Supply Chain Alliance, EUISSCA)에서 시행하는 지속가능성 환경 평가에 참여해야 한다. 지속가능성 평가는 매년 9월에 시행하며 공급업체는 매년 평가를 받고 성과평가에 반영된다. 평가 결과를 기반으로 환경 관련 교육 및 시정 조치 대상 업체를 선정한다.
PG&E는 공급업체로 하여금 환경경영시스템(Environmental Management System, EMS)을 구축해 환경 영향을 효과적으로 추적, 관리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공급업체는 Scope1, Scope2 온실가스 배출 추적, 에너지 · 물 · 폐기물 추적, 환경 관련 법 및 규정 준수 여부 등 환경에 영향을 주는 부문에 대해서 추적, 기록해야 한다.

PG&E는 공급업체가 품목 및 서비스를 조달하는 동안 준수해야 할 원칙과 표준(행동규범, Code of Conduct) 9가지를 명시했다. 9가지는 △윤리적 사업 운영 △이해 충돌 △보건과 안전 △환경 △공급업체 다양성 △노동 및 인권 △외부와의 관계 △경영 및 관리 △위법 행위 신고이다. 행동규범을 인지 할 수 있도록 구매요청서(RFP) 및 조달 계약서에 강조하고 있다. 또한 제 3기관에서 일부 공급업체 대상으로 적합성 검토를 수행해 공급업체가 행동 강령을 준수했는지 확인 및 시정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2020년도에는 일부 공급업체 중 62%가 시정 조치 요구를 받았으며, 그 중 94% 개선 조치를 취하였다.

PG&E는 공급망 다양성 구축을 위해 주요 공급업체에게 하청업체 및 사업파트너 고용 시 다양한 업체를 선정하도록 프로그램(Prime Supplier Program)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공급업체 대상 워크샵을 매달 개최하여, 다양한 리더쉽, 지속가능한 환경, 행동 규범에 대한 교육 및 자료 제공을 하고 있다. 또한 조달 전략, 사이버보안, 환경, 비상사태 대비 등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PG&E는 공급업체 대상으로 성과 평가(Scorecard Review) 시행하고 있고, 분기마다 점수 업데이트를 한다. 평가 항목은 품질(불량부품 비율 등), 적기 납품 여부, 품질시스템 결함 여부, PG&E와의 소통(이슈에 대한 사전 공지 여부), 환경(지속가능성 평가) 등에 대해 평가 한다. 특히 환경은 전력 공급망 협회(EUISSCA)에서 시행하는 지속가능성 평가에 의해서 평가되고 성과평가 점수에 5%(100점 만점에 5점)이 반영된다.
매년 공급업체 시상식(Annual Supplier Awards) 개최해 안전, 품질, 환경, 다양성 등 6개 분야에 대해서 우수한 공급업체를 선정해 포상한다.

E.on (독일 전력회사)

E.on은 ‘SRM(Supplier Relationship Management)’시스템을 이용해 조달 절차를 진행한다. 신규 공급업체는 SRM 시스템에서 업체 등록을 신청 후 E.on 담당 구매자가 등록 승인을 해야 다음 절차에 참여가 가능하다. E.on은 공급업체의 보건 · 안전 · 환경(HSE),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 품목 및 서비스를 평가 한다. 공급업체는 수량 명세서(Bill of Quantity, BOQ), 보건 · 안전 · 환경(HSE) 설문조사 작성 및 E.on 담당자가 요구하는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E.on 담당자는 제출된 서류 및 설문지 검토 후 조건 충족시 SRM 시스템 업체 등록을 승인한다.

특히, 조달 금액이 €2만 5,000를 초과하거나, 보건 · 안전 · 환경(HSE) 위험도가 중간 또는 높음인 경우 필수적으로 온라인 등록심사를 받아야 하며 필요에 따라 인권 · 근무 조건 · 환경 보호 등에 관한 감사를 실시한다. 또한 국제적으로 인증된 환경경영시스템(EMS)과 보건 · 안전 관리시스템을 요구한다.

E.on은 공급업체가 SRM에서 업체 등록 시 행동 규범 준수를 요구한다. E.on에서 정한 행동규범은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이다. E.on은 공급업체가 행동 규범을 준수하였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 한다. 제 3자 기관을 통해 행동 규범 조항 관련 인증서 유무 여부, 직접 현장 감사 등을 시행한다. 공급업체가 행동규범을 준수하지 않거나 위반한 사항이 발견될 경우 즉각 시정조치를 취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계약이 종료될 수 있다.

E.on은 공급업체 근로자의 인권 보호를 위해 내부 고발 정책(핫라인)을 시행하고 있다. E.on 직원을 포함해 공급업체 직원은 인권 보호 및 법 · 규정을 위반한 사례를 인지했을 경우 익명으로 법률 회사와 연결된 내부 고발 핫라인으로 신고가 가능하다. 핫라인 번호는 온라인 및 공급업체 행동규범에 게시되어 있으며 모든 국가의 언어로 통화가 가능하다. 위반사례의 심각성에 따라 관리 위원회를 개최하거나, 사법 기관으로 이관, 자체 조사를 시행한다.

E.on은 보건, 안전, 환경 주제로 공급업체 참여 행사 주최 및 교육을 주관하고 있다. 정신 건강, 근무 환경, 긍정적 문화 개선 등 다양한 주제로 공급업체와 함께하는 워크숍을 2020년에 6회, 지속가능한 공급망 포럼을 4회 개최했다. 지속가능한 공급망 포럼은 각 공급업체 고위 관리자가 참석했으며, 보건 · 안전 · 환경(HSE)와 지속가능성과 같은 주제로 토론했다.

직원들의 지속가능한 공급망 지식 함양과 공급망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같이 논의 하였다. 인권 및 공급업체 행동 규범 준수에 관한 E-러닝 교육도 시 행하고 있다. 2020년 5월부터 시행됐으며, 매년 모든 직원들은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E.on은 주기적으로 핵심 성과지표(Key Performance Index, KPI) 기반으로 공급업체의 조달 성과를 평가한다. 특히 조달 금액 및 비즈니스 중요도에 따라 핵심 공급업체를 선정하며 집중적으로 평가 및 관리 한다. 핵심 성과지표는 품질, 상업성, 납품, 조달 및 혁신,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이다. 정기적인 성과 검토 회의를 통해 각 공급업체와 성과평가 결과에 대해 논의한다. 성과평가 결과에 따라 평가가 저조한 공급업체는 점수가 낮은 성과지표(KPI) 항목에 대해 개선 조치를 취해야 계약 유지가 가능하다.

해외 주요 전력회사인 Enel(伊), PG&E(美), E.on(獨)은 조달 프로세스 전 주기 관점에서 ESG 기반 공급망 리스크관리를 하고 있다. 공급업체의 기술, 품질뿐만 아니라 ESG 영역도 함께 관리하고 있다. 공급업체 사전 등록 시 ESG 관련 설문조사 및 서류 제출(필요 시 현장감사) 통해 평가 후 등록을 승인하고 있다. 조달 기간에도 친환경 제도, 행동규범 제정을 통해 공급업체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ESG관련 성과 지표를 산정하고 평가하여 평가 결과에 따라 인센티브 및 패널티를 부과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축을 위해 전 주기적 관점에서 공급업체 운영 · 관리가 필요하다. 공급업체 사전 등록 시 제조능력, 품질심사 뿐만 아니라 보건 · 안전 · 환경 등 ESG관련 영역에 대해서 세부적인 평가가 필요하며, 또한 공급업체가 행동규범을 준수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시행해야 한다.

또한 ESG 관련 핵심 성과지표를 산정하고 평가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평과 결과에 따라 인센티브 · 패널티를 부여해 지속가능한 경영 유도가 필요하다.

나웅 한전 경영연구원 선임연구원 keaj@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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