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성 보조서비스 해외 도입 사례
관성 보조서비스 해외 도입 사례
  • 김현욱
  • 승인 2022.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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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황

회전 관성이 없는 인버터 기반의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전력계통의 관성이 저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안에 따르면 발전량 기준으로 재생에너지가 30%,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르면 60~70%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재생에너지는 물리적 회전 관성이 없는 인버터 기반 발전원으로 전력계통 내의 관성을 보유한 동기발전기를 대체함에 따라 전력계통의 관성이 저감될 전망이다.

전력계통의 관성 저감은 주파수 안정도 이슈를 발생시킨다. 전력계통 운영에서 계통 관성이 저감되면 주파수를 유지하고자 하는 물리적인 힘이 감소돼 주파수 유지에 더욱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낮은 계통 관성에서는 대형발전기 고장 사고 발생 시 순간적인 주파수 하락을 막지 못해 광역 정전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재생에너지 증가로 인해 저감된 관성에 대한 다방면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재생에너지 비율이 높은 해외에서는 감소된 관성을 대체하기 위해 FFR 관성 보조서비스 도입 및 그리드코드에서 재생에너지의 FFR 의무화 등을 적용해 저관성 계통에서의 안정적 운영을 도모하고 있다. 국내의 주파수제어는 주파수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자연적인 반응인 관성반응과 10초 이내에 응동하는 1차 예비력이 있으며 빠른 주파수 하락에 대한 대비는 관성반응만 존재한다. 재생에너지 발전이 많은 시간대에는 빠른 주파수 하락으로 인해 1차예비력 응동 전 UFR(Under Frequency Relay, 저주파수계전기) 기준 주파수까지 하락해 정전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추가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관성저감에 따른 국내외 이슈

호주

2016년 9월 남호주에서는 빠른 주파수 하락 소고로 인한 광역정전이 발생했다. 남호주는 재생에너지 보급률이 높고 최대 부하 3.1GW의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계통이다. 2016년 9월 토네이도로 인한 송전선로 사고 파급으로 Heywood 연계선이 탈락해 남호주 계통이 고립됐고 이후 부하 감축을 시행했으나 빠른 주파수 하락 속도로 인해 주파수 하락 저지에 실패하며 광역정전이 발생했다. 1999년부터 2016년까지 Heywood 연계선 탈락으로 인한 계통 고립은 4차례 있었으나 광역정전이 된 사례는 처음이며, 2016년 사고는 이전 사고에 비해 관성이 절반 이하로 저감돼 주파수 하락 저지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핀란드

2021년 6월 관성 관측 이래 최저 관성이 발생했다. 당시 다수의 원자력 발전 유지보수로 인해 인근 계통에서 HVDC를 통한 전력 유입이 많았으며, 풍력발전 출력이 높은 상황이 복합적으로 나타나 일반적으로 120~280GWs인 관성이 관측 이래 최저인 110GWs로 나타났다. 하지만 핀란드의 계통운영자인 FINGRID는 0.7~1.3초 이내 최대 출력을 낼 수 있는 Fast Frequency Reserve를 미리 준비했기에 계통의 안정도 위험은 없었던 것으로 발표했다.

아일랜드

아일랜드는 최대 부하 5GW 규모의 상대적으로 작은 계통이며 영국과의 AC 연계가 없고 풍력발전의 비율이 높으므로 저관성으로 인한 정전 위험이 크다. 이에 따라 2009년부터 재생에너지 최대 출력 가능용량을 전체 정격 설비용량의 60~67% 수준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고 2013년부터는 시스템비동기비율(SNSP, System Non-Synchronous Penetration)을 65% 미만으로 하도록 계통운영에 제약조건을 반영했다. 2021년부터 시스템비동기비율을 70~75%로 향상시킨 운영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올해부터 시스템비동기비율 제약한도를 75%로 높였으며 2030년까지 시스템비동기비율 한도를 95%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한민국

우리나라의 경우 탄소중립을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로 국내 전력계통 관성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에너지 분야의 탄소중립을 위한 주요 수단은 탈탄소화, 전기화, 수소화이므로 전기화로 인한 수요 증가 및 탈탄소화로 인한 관성을 보유한 화력발전의 감축이 필수다. 연료전지, 태양광, 풍력 등은 인버터 기반 자원이므로 계통 관성에 기여하지 않고, 동북아 연계 역시 HVDC를 통한 계통연계이므로 관성에 기여하지 않는다. 2020년 관성 보유 전원의 연간발전량은 93.3%이며, NDC 상향안에 따라 2030년에는 69.8%, 탄소중립시나리오에 따르면 2050년에는 27.9%(A안), 26.3%(B안)이다. 시스템비동기비율로 보면 2050년 최대수요를 210GW로 가정했을 경우 70% 이상으로 예상되고 2030년에는 재생에너지 출력량에 따라 70% 이상이 가능하므로 계통 관성 저하로 인한 문제가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FFR(Fast Frequency Response) 관성 보조서비스 개념

FFR 관성 보조서비스는 최저 주파수 또는 초기 주파수변화율 개선을 위해 주파수 변화에 응답해 계통에 전력을 빠르게 주입하거나 흡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파수 하락 사고 시 계통 관성이 크다면 초기 주파수변화율이 작으므로 1차 주파수 예비력과 FFR의 구분이 필요 없지만, 계통 관성이 작을수록 주파수가 빠르게 하락하므로 관성반응과 1차 주파수 예비력 사이에 시간 확보가 필요하다.

인버터 기반의 자원은 매우 빠른 출력 제어가 가능하므로 관성이 낮은 계통에서도 부족한 관성 반응을 보조해 1차 주파수 예비력 응동까지의 시간 확보가 가능하다. 하지만 FFR은 응동을 위해 주파수 편차 측정 시 시지연이 발생하는 특징 때문에 동기기의 관성과는 기술적으로 구분돼야 한다.

자원별 FFR 응답에 대해 살펴보면, ESS의 경우 FFR 전용 ESS를 통해 빠른 출력 응답이 가능하며 주파수 혹은 주파수변화율 측정의 시지연이 생기지만 수십 ms 이내 빠른 응답이 가능하다. 상대적으로 긴 시간 동안의 출력유지와 빠른 반응이 가능한 특성으로 ESS가 FFR의 주요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풍력발전기의 경우 터빈의 회전운동에너지를 활용해 빠른 출력 응답이 가능하다.

풍력발전기의 컨버터 제어를 통해 터빈의 회전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평상시 최대 출력 제어에서 추가적인 출력으로 FFR 제공이 가능하다. 평상시 출력 저감이 필요 없으므로 서비스 참여에 유리하지만 추가 출력을 위해 터빈의 회전 속도를 강제로 낮춰야 하므로 동작 이후 터빈의 회전 속도 회복기간이 필요한 단점이 있다. 태양광은 인버터를 통해 평상시 출력 저감을 수행해야지만 여분의 출력량을 통해 FFR 제공이 가능하다. 부하는 계약된 부하에 대해 주파수 측정과 부하제어기 또는 차단기를 활용해 부하 감소나 차단으로 FFR 제공이 가능하다. 미국 텍사스의 ERCOT에서 2020년부터 시행 중이며 이는 국내에서 실증 진행 중인 Fast DR과 유사하다. 또한 무효전력을 보상하기 위한 동기조상기의 경우 관성을 보유한 회전체 기반 설비로서 주파수 하락에 대해 시지연 없이 자연적 관성 응답이 가능한데 기술적으로 FFR은 아니지만 서비스 측면에서 FFR 서비스로 포함할 수 있다.

해외 FFR 관성 보조서비스 도입 현황

캐나다 퀘벡(Hydro-Québec)

캐나다 퀘벡의 전력회사인 Hydro-Québec은 2005년 2GW의 풍력발전을 계획했으나 이는 주파수 안정도 문제를 발생시킨다는 연구에 따라 2010년 FFR 기능을 구비한 풍력발전기를 세계 최초로 계통에 투입했다. Hydro-Québec은 10MW 이상 풍력발전단지에 대해 FFR을 제공하도록 연계기준으로 의무화했다.

미국 텍사스(ERCOT)

미국 텍사스의 계통운영자인 ERCOT은 2018년 재생에너지 증가에 대한 계통 안정도 확보 목적으로 새로운 보조서비스를 제안했으나 주주의 반대로 무산됐고, 다시 제안되어 2020년부터 운영 중에 있다. ERCOT의 새로운 보조서비스는 기존 서비스 체계에서 1차예비력보다 빠르게 반응하는 FFR 서비스 시장과 UFR에 의한 부하 감축으로 기존 서비스에서 세분화돼 빠른 응동을 요구하는 Load Resources on UFR 서비스가 추가됐다. ERCOT의 1차예비력 수준의 자원 중에서 FFR와 Load Resources on UFR이 60% 이상을 차지한다.

아일랜드/북아일랜드(EirGrid/SONI)

아일랜드의 계통운영자인 EirGrid와 북아일랜드의 계통운영자인 SONI는 아일랜드 계통의 재생에너지 수용량을 늘리기 위한 프로그램인 DS3 프로그램(Delivering a Secure Sustainable Electricity System)을 운영해 시스템비동기비율 제약한도를 75%로 운영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95%를 목표로 하고 있다.

EirGird와 SONI는 중요도를 반영한 scaling factor와 출력량, 비용, 출력 지속시간을 고려해 비용을 지급하는 FFR 시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빠르게 반응할수록 가중치를 높게 부여해 계통기여도가 높을수록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또한 응동하는 주파수 대역과 출력방식에 따라 동적능력과 정적능력으로 구분한다. 발전자원은 비용 지급을 위해 TSO가 설정한 표준에 맞는 모니터링 장치를 갖춰야 하며 장치의 최소 관측 시간 단위는 20ms다.

호주(AEMO)

호주의 에너지 시장운영자인 AEMO는 호주 전력시장(NEM, National Energy Market)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1년 FFR 시장 도입을 결정했고 2023년 10월부터 시행 예정이다.
AEMO는 기존 6초 이내 응동하던 보조서비스에서 2초 이내로 응동하도록 하는 신규 보조서비스인 very fast raise, very fast lower를 추가하기로 했다. 이는 아직 가안이며 오는 12월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북유럽(Nordic TSOs)

AC로 상호 연계된 북유럽의 덴마크 동부,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에서 저관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호 합의, 2020년 5월 Fast Frequency Reserve 시장을 개설했다. 북유럽 4개국 계통운영자들이 합의해 관성을 모니터링하고 저관성을 예측해 일주일 전 조달예측량을 발표, 하루 전 시장의 입찰을 통해 Fast Frequency Reserve 자원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영국(National Grid)

영국의 계통운영자인 National Grid는 풍력발전 증가로 인한 주파수 안정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2018년부터 배터리의 빠른 반응을 통해 주파수 유지를 위한 서비스를 도입했다. National Grid의 관성 보조서비스는 Enhanced Frequency Response로 주파수 감소를 억제하도록 설계한 것이 아니라 정상상태에서 기준 주파수를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이는 주파수 하락 사고 이후 최저 주파수 개선을 목적으로 도입된 다른 FFR 자원과는 다르게 정상상태에서 주파수를 50Hz에 가깝게 유지하기 위한 목적의 서비스다. 이는 국내의 FR ESS(Frequency Regulation ESS, 주영국의 계통운영자인 National Grid는 풍력발전 증가로 인한 주파수 안정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2018년부터 배터리의 빠른 반응을 통해 주파수 유지를 위한 서비스를 도입했다.

National Grid의 관성 보조서비스는 Enhanced Frequency Response로 주파수 감소를 억제하도록 설계한 것이 아니라 정상상태에서 기준 주파수를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이는 주파수 하락 사고 이후 최저 주파수 개선을 목적으로 도입된 다른 FFR 자원과는 다르게 정상상태에서 주파수를 50Hz에 가깝게 유지하기 위한 목적의 서비스다. 이는 국내의 FR ESS(Frequency Regulation ESS, 주파수 조정용 ESS)와 유사하다.

해외 사례 비교 검토

저관성을 대비하기 위한 해외 주요국의 FFR 관성 보조서비스 자원은 주로 주파수회복 예비력으로 0.15~2초 이내 응동하도록 하고 있으며 주로 시장과 연계기준을 통해 도입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가장 빠른 주파수 회복 자원은 10초 이내 응동하는 1차예비력이므로 보다 빠르게 반응할 수 있는 서비스에 대한 도입이 필요하다.

전망 또는 향후 계획

저관성 계통에서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관성 보조서비스 도입 및 운영이 필요하다. 저관성 계통에서 10초 이내로 응동하는 1차 예비력은 기계적 응동 특성상 충분히 빠르지 않고 1차예비력의 추가확보를 통한 주파수 하락 개선 효과는 미비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더욱 빠르게 응동하는 자원이 필요하다. IEA 기준 변동성재생에너지(VRE) 2~4단계 수준의 해외 주요국은 1차예비력 수준보다 빠른 FFR 서비스를 시장 혹은 연계기준으로 이미 도입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2022년 하반기에 빠르게 응동하는 유연성 자원에 대한 예비력 요금 지급을 확대하기 위해 주파수 예비력 서비스 및 예비력 용량 가치 정산금이 도입 예정이나 빠른 시간 내에 응동해야 하는 기준이 없으므로 저관성 계통에서는 여전히 취약한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 5월 9일 ‘전력계통 신뢰도 및 전기품질 유지기준’(이하 신뢰도 고시) 개정으로 ‘초속응성 예비력’이 추가, FFR 관성 보조 서비스 도입 발판이 마련됐다.

신뢰도 고시에서 초속응성예비력은 전기저장장치, 수요자원 등을 통해 주파수 변동 2초 이내 동작해 10분 이상 출력을 유지할 수 있는 예비력으로 정의하고 있다. 초속응성 예비력은 해외 FFR 관성 보조서비스에 대응하는 자원으로 향후 전력시장 운영 규칙에 반영될 것이다.

초속응성 자원이 국내에 도입되기 위한 운영방안, 관성기준 마련 등 기술적, 제도적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 국내 계통의 안정도를 검토하여 저관성에서 안정적 운영을 위해 적절한 FFR 서비스 운영을 통해 외란 발생 이후 투입 자원 간의 시간별 최적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국내 현황에 따른 최저 관성수치, 최대 주파수변화율 등의 기준 마련을 통해 안정적인 계통 운영을 도모해야 한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가 증가해 계통 관성이 감소될 것이지만 물리적 관성만을 늘리는 것이 해결책은 아니다. FFR 관성 보조서비스, 계통연계, 발전제약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해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대책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저관성 계통에 대한 안정도 문제 해결을 위해 2050년 탄소중립 달성 목표로부터 backcasting을 통해 FFR 관성 보조서비스 도입뿐만 아니라 다방면의 중장기적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김현욱 한전 경영연구원 선임연구원  keaj@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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