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취향대로 즐기는 위스키 - 위스키에 대한 Q&A
내 취향대로 즐기는 위스키 - 위스키에 대한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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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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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중용 디아지오 월드클래스 아카데미 원장

위스키를 마시다 보면 자연스럽게 궁금한 점이 생긴다. 왜 위 스키라고 불리는지. 한국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막걸리와 소 주하고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위스키에 대한 상식을 알아보기로 한다. 위스키에 대한 명칭은 고대 켈트어인 게일어로 우스게 바하(usige beatha, 생명의 물)에서 유래됐다. 위스키와 우리가 많이 접하는 ‘소주’와의 차이점은 첫째로 원재료가 다르다. 일반적으로 위스키는 밀, 호밀, 옥수수, 보리 등 곡물을 주로 사용한다. 반면 우리나라 주세법상 소주는 전분질 원료, 국(麴)을 원료로 하여 발효시켜 증류۰제성한 것 또는 주정을 물로 희석하거나 이에 주류나 곡물 주정을 첨가한 것으로 불휘발분이 2도 미만이어야 한다. 전분질 원료로는 주로 쌀을 사용하나, 주정의 경우는 가격이 저렴한 당밀 또는 타피오카를 사용한다. 주정을 물로 희석하니 맛을 위해 감미료를 사용한다. 원재료가 다르고 첨가하는 감미료에 따라 당연히 맛과 향에도 영향을 끼친다.

둘째로 숙성이 다르다. 엄밀히 말하면 숙성하는 통의 재질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위스키는 나무통에서 숙성하고 소주는 도자기나 스테인리스통을 사용한다. 몇몇 소주도 나무통을 사용하기는 하나 그 비율이 크지는 않다. 중요한 사실은 어떤 재질의 통에 숙성했느냐에 따라 숙성주의 품질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다.

애벌레가 나비로 태어나는 과정과 비교되는 위스키 숙성 과정의 핵심에는 나무통이 있다. 주로 참나무로 만든 오크통을 사용한다. 증류를 마친 스피릿(new make spirit)은 소주처럼 무색 투명한데, 오크통에서 숙성을 거치면서 호박색을 띄게 되고 특유의 맛과 향이 만들어진다. 비로소 위스키로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

‘위스키는 시간의 예술’이라는 말이 있다.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 신이 주신 또다른 선물이라는 뜻이다. 오크통에서 숙성되지 않았다면 위스키가 아니기 때문이다. 위스키와 다른 증류주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 바로 오크통 숙성이다. 스카치 위스키는 최소 3년 이상, 아메리칸 위스키는 최소 2년 이상 오크통에서 숙성해야 하는 규정이 있으며 각 나라마다 위스키의 최소 숙성 기간을 명시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의 숙성 기준은 없다. 소주, 위스키, 브랜디는 나무통에 저장해야 한다는 명문만 있다.

오크통 숙성을 통해 얻는 것도 많지만 잃는 것도 있다. 위스키는 오크통에서 숙성되면서 매년 2~3%씩 증발이 되어 양이 줄어든다. 스코틀랜드에서는 오크통에서 증발되는 위스키를 천사의 몫(angel’s share)이라고 부른다. 숙성연도 표기가 있는 제품이 비싼 이유가 바로 천사의 몫과 관련이 있으며 양이 줄어들면서 제품에 대한 가치와 가격이 상승한다. 그만큼 숙성연도는 위스키의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오래 숙성된 위스키는 그만큼 희소성이 커지며 가치가 상승한다.

1980년대 국내에서도 위스키를 생산했는데, 매년 5~10%씩 한국의 천사에게 양보했다고 한다. 이런 연유로 국내 위스키 생산을 중단했다고 하지만, 또 다른 이유로는 숙성에 대한 비용 상승과 주류 수입 개방 정책 때문이다.

위스키 숙성기간은 맛과 향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다. 동일한 위스키라도 12년 숙성 제품과 18년 숙성 제품은 완전히 다른 제품이다. 보통 12년 숙성 원액보다 18년 숙성 원액이 훨씬 더 부드럽고 깊고 풍부한 맛과 향을 가지고 있다. 숙성을 통해 위스키는 약 120가지 이상의 다양한 풍미를 가지게 된다. 숙성연도가 높으면 왜 가치가 높아지고 맛과 향이 다른지, 가격이 달라지는지 충분한 설명이 됐기를 바란다.

성중용 디아지오 월드클래스 아카데미 원장 keaj@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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