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電氣)역사 뿌리 찾기 위한 신호탄 쏘아 올려
전기(電氣)역사 뿌리 찾기 위한 신호탄 쏘아 올려
  • 이훈 기자
  • 승인 2022.0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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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협회-문화재청, 최초 전기발상지 고증 · 재현 · 복원 · 활용 위한 업무협약 체결
대한민국 최초 전기발상지 점등 행사 통해 전기역사 재조명

우리나라 최초의 전기점등은 1887년 경복궁(景福宮) 건청궁(乾淸宮)에서 일어났다. 대낮같이 밝은 이 불을 처음 본 사람들은 ‘도깨비불’, ‘물불’, ‘건달불’이라고 불렀으며 한자로는 ‘묘화(妙火)’라고 썼다. 일상의 등잔불과는 다른 새롭고도 이상야릇한 불이라는 뜻이다. 에디슨이 탄소선전구를 발명한지 8년 만의 일이었다. 전기도입은 조선후기 고종(高宗)의 개화정책의 하나였다.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인 전기(電氣)역사의 뿌리를 찾고 고증과 복원, 재현을 넘어 그 의미에 부합되게 활용까지 하기 위한 뜻깊은 사업이 시작됐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2015년 경복궁 영훈당 권역 발굴조사 결과 전기등소(電氣燈所)의 위치가 향원지 남쪽과 영훈당의 북쪽 사이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한전기협회와 문화재청은 전기역사 속에 담겨있는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을 재조명하고 경복궁 전기발상지 고증·재현과 복원,활용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서갑원 대한전기협회 상근부회장(왼쪽)과 정성조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장이 17일(화) 경복궁에서 열린  경복궁 전기발상지 고증·재현과 복원, 활용을 위한 업무 업무 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5월 17일 경복궁에서 열린 업무 협약식에는 서갑원 대한전기협회 상근부회장과 정성조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장 등 내빈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대한민국 최초 전기발전터인 전기등소의 체계적인 고증·재현·복원의 기반이 될 것이며, 향후 우리의 근대 문화유산인 전기역사를 주제로 한 콘텐츠 개발을 통해 관광자원 활용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최초 전기발상지인 경복궁 건청궁 일대에 전기에 대한 역사성과 정체성을 느낄 수 있는 전등을 재현하며, 최초 전기발전터인 경복궁 영훈당 권역에 전기등소 복원 및 전시유물을 전시할 계획이다. 특히 대한전기협회는 130여 년이 넘는 전기역사 확립과 객관적 사료 제공 및 정책 판단의 기초 자료를 마련하기 위해 전기역사서 편찬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날 업무 협약의 성공적인 이행과 함께 최초 전기발상지 재조명에 대한 전기인들의 염원을 담은 신호탄으로 ‘대한민국 최초 전기발상지 점등 행사’가 개최됐다. 경복궁 건청궁과 향원정 일대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이현빈 한국전력 경영지원 부사장, 김호빈 한국중부발전 사장, 김영문 한국동서발전 사장, 박지현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정동희 전력거래소 이사장, 김선복 전기기술인협회 회장, 백남길 전기공사공제조합 이사장, 곽기영 전기공업협동조합이사장 등 전기계 주요 인사 20여 명이 참석했다.

제막식 전경
제막식 전경

이번 행사에 참석한 주요 내빈들은 행사용으로 제작된 전등을 밝히는 전등 제막식에 참석한 후 취향교를 넘어 전깃불로 인해 환하게 빛나는 향원정을 거닐며 우리나라 전기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되짚어보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대한전기협회 관계자는 “경복궁의 점등은 기름 등불에서 산업혁명의 원동력인 전기를 사용한 전등으로 바뀌게 되는 우리나라 최초의 에너지전환 사건”이었다면서 “최초의 현대적이고 과학적인 혁신과 개혁의 역사적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나라 최초 전기등소의 발굴과 복원을 기점으로 대한민국 전력사의 과거를 돌아보고 정리해야 할 때가 왔다”며 “앞으로 전기·에너지산업계의 뜻을 모아 문화재청과의 협력과 협업 체계 구축을 통해 전문가들의 고증을 잘 다듬어서 역사의 흔적이 충실히 채워지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기관과의 협력과 협업 체계 구축을 통한 문화재 복원을 추진할 예정”이며 “이를 바탕으로 국민의 문화 향유권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5월 18일부터 5월 29일까지 개최된 ‘2022 경복궁 별빛야행’에서는 우리나라 최초로 전기가 점등됐던 건청궁을 일반인들에게 소개하며 전기의 역사를 알렸다.

이훈 기자 hoon@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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