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길
배움의 길
  • 박경민
  • 승인 2022.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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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의미있게 보내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자아실현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하는 것에서 활력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랑하는 가족 친지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원동력을 얻는 사람도 있다. 자신만의 여러 가지 철학과 방법이 있겠지만 ‘배움’이야말로 삶의 가치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좋은 동기가 아닌가 싶다.

성인(聖人)이라고 일컬어지는 사람들이 있다. 동양철학에서는 보통 성인이라는 존재를 태어날 때부터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현인(賢人)은 배워서 아는 사람을 뜻하고, 일반사람은 경험을 통해 어렵게 삶의 지혜를 습득해 가는 사람이 된다.

인류의 4대 성인으로 일컬어지는 공자는 스스로 자신을 ‘옛 것을 좋아하고, 부지런히 그것을 추구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태어날 때부터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성인이라고 보지 않았다. 당시 제자들이 “스승님 정도면 성인의 풍모를 지닌 것 아닙니까”라고 물어도 공자는 “단지 배우는 것을 좋아할 따름”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특별할 것 없이 옛 것을 좋아하고 그것을 추구하는 사람이라고 말할 뿐이었다.

다만 공자는 배움을 좋아하는데 자신만한 사람이 없다는 말은 제자들과 종종 나눴다. 10가구 정도가 모여 사는 굉장히 조그만 마을이라고 해도 진실됨과 신의가 나만큼 두터운 사람은 있을 것이라던 공자는 배우기를 자신처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힘줘 말한다. 유가사상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던 가치는 충(忠)과 신(信)이었다. 이를 잘 갖춘 이라면 유가의 온유한 덕을 잘 구현할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공자는 이러한 충과 신을 자기만큼 갖춘 사람이 없을 리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공자가 강조한 것은 배움이다. 나만큼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물론 제자를 평가하는 데 있어서도 가장 으뜸이 되는 덕목을 배움으로 보고, 자기 제자들 중에서도 배우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가장 훌륭하다고 했다.

배움의 스펙트럼은 넓다. 일상생활 속에서 경험을 통해서도, 사람들과 교제를 통해서도 우리는 다양한 배움을 얻는다. 다른 사람의 모습을 자신에게 투영시켜서 항상 배울 점이 없을지 고민하는 것도 배움의 중요한 범주가 된다. 훌륭한 사람을 만났을 때 그를 존경하고 본받기 위한 실천을 해 나가는 것도, 이상한 사람을 만났을 때 저 사람처럼 하지 않아야겠다고 행동하는 것도 모두 배움이라고 할 수 있다. 학교에서, 직장에서, 가정에서 습득하는 여러 지식들, 스스로 공부하는 행동들 모두 배움의 조각이 된다.

공자가 이야기하는 배움은 조금 다르다. 차별점은 바로 옛 것에 대한 강조다. 우리가 현재의 문제를 진단하고 미래 방향성을 제시할 때 역사를 참고하듯, 공자도 당시 혼란한 사회 속에서 가치를 정립해 가는 중요한 단서를 바로 옛 것에서 찾았다. 공자는 실제로 본인이 쓰고 말한 것들이 직접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옛 성인들의 이야기를 기술할 뿐이라고 언급했다. 지혜의 창조자가 아닌 전통의 계승자로서 본인의 모습을 정의한 것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옛 것을 지금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일이다. 과거의 가치가 중요하다고 한들 과거에 머물러서는 고리타분하고 재미없는 옛날 얘기일 뿐이다. 살아있는 ‘옛 것’을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현재에 맞는 재기술이고, 공자는 이를 실현했다. 역사 안에 있는 내재적인 가치를 끊임 없이 이야기하며 지금 사회에 필요한 모습으로 바꿔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옛 것을 지금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일이다. 과거의 가치가 중요하다고 한들 과거에 머물러서는 고리타분하고 재미없는 옛날 얘기일 뿐이다. 살아있는 ‘옛 것’을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현재에 맞는 재기술이고, 공자는 이를 실현했다. 역사 안에 있는 내재적인 가치를 끊임 없이 이야기하며 지금 사회에 필요한 모습으로 바꿔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박경민 기자 pkm@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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