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요리에 맥주를 더하다…엉클39
맛있는 요리에 맥주를 더하다…엉클39
  • 최빈 기자
  • 승인 2020.0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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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술자리 문화가 맛있는 요리에 간단히 술을 곁들이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다양한 요리에 가볍게 마실 수 있는 가정식 요리주점이 많이 생기고 있다. 이 글에서는 그러한 가정식 요리주점 중에서도 특별한 맛을 자랑하는 ‘엉클39’를 소개하고자 한다. 엉클39는 서울 거여역에 위치한 요리주점으로 사장이 39살에 가게를 열었다. 이런 계기로 가게 이름에도 39라는 숫자가 들어갔다.

사장이 젊다보니 인테리어도 상당히 감각적이었다. 마치 세련된 카페에 앉아 막 내린 커피를 마시는 기분이었다. 처음엔 주로 동네 손님들을 대상으로 하는 장사이기에 좀 후줄근하진 않을까 싶었는데 전혀 그러지 않아 산뜻한 기분으로 자리에 앉았다.

메뉴판을 보니 다양한 메뉴가 포진해 있어 무엇을 고를지 고민스러웠다. 이탈리안 요리에서부터, 멕시칸 요리, 한식, 포장마차 요리까지 모든 종류의 음식은 다 있는 것 같았다. 그래도 처음 시키는 것이니 만큼 배를 채우기 위해 함박스테이크와 치킨 퀘사디아를 시켰다. 이 두 메뉴가 이 가게에서 제일 잘 나가는 메뉴이기도 했다. 술도 한잔 하러 간 것이었기 때문에 맥주도 주문했다.

친구와 이야기를 얼마 나누지 않았는데 음식이 나왔다. 사장의 손놀림이 제법 빠른 것 같았다. 음식이 빠르게 나와 퀄리티를 의심했지만 기대 이상이었다. 함박 스테이크를 한 조각 입에 넣으니 우리가 레스토랑에서 일반적으로 먹는 맛 이상이었다. 소스와 패티를 직접 만드는 수제 스테이크이다 보 니 속이 알차고 소스에서도 진한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동네 술집에 오면 냉동식품을 돌려서 주는 경우도 있다던데 그런 집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맛이었다. 계란 프라이와 감자튀김, 숙주나물 볶음까지 메뉴 구성도 상당히 알차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함박 스테이크를 맛보고 있는 가운데 다음 메뉴인 치킨 퀘사디아가 나왔다. 퀘사디아는 멕시칸 요리로 고기, 야채, 치즈 등을 또띠아 안에 넣어 만든 요리이다. 보통 퀘사디아는 멕시칸 요리 전문점에서나 먹을 수 있는데 이런 동네 술집에 있다니 놀라웠다. 약간 매콤하면서도 속이 넉넉히 들어간 퀘사디아를 한 입 베어 물었다. 처음엔 기대반 호기심반으로 시켜 조금은 불안했는데, 이제껏 먹어본 퀘사디아 중에서도 가장 맛있었다. 맥주와의 궁합도 잘 맞았다.

두 메뉴를 맛있게 먹고 났음에도 배가 완전히 부르진 않았다. 사장의 ‘동네 장사는 후하게 드려야 한다’라는 철학에 따라 기존에 나온 음식들의 양도 많았지만 더 먹을 자신이 있었다.

고민 끝에 고른 메뉴는 불낙지 볶음과 소면이었다. 함박 스테이크와 치킨 퀘사디아가 조금은 느끼한 맛이었기에 중화시키고자 매운 맛의 메뉴를 시켰다. 요새 아주 맵게 나오는 메뉴들이 많은데 그 정도까지 매운 맛은 아니었고 적당히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정도의 매운 맛이라 다행이었다. 아마 ‘맛있는 매운 맛’이란 표현이 적당할 듯싶다.

앞선 두 메뉴를 언제 먹었냐는 듯 맛있게 먹었다. 낙지가 탱탱한 것이 꼭 낙지 전문점에서 나온 메뉴 같았다. 소면을 소스에 비벼먹으니 매콤한 비빔 소면을 먹는 것 같았다. 엉클39는 겉모습만 봐서는 영락없는 동네 술집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은 맛을 선보인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나오는 동네 사람들만 알고 있는 맛집 같았다.

엉클39에는 이번에 소개한 세 가지 메뉴 이외에도 정말 다양한 메뉴가 있어 몇 번을 가도 질리지 않는 곳이다. 거여역과 가까운 곳에 살거나 근방에서 술 한잔 하고자 하는 이들은 꼭 들러 한 끼 해결해 보길 바란다. 가성비 최고의 후회하지 않을 맛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최빈 기자 cb816@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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